최근에 모 일간지에 실린 김상조 공정거래 위원장의 인터뷰 기사가 떠오른다.
재벌개혁을 국정과제화한 작금의 시대상황에서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공정위의 생각을 잘 표현한 기사로 재벌 스스로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자제와 개선을 해야 한다는 요지로 기억된다.
흥미로운 점은 그가 일감 몰아주기는 부적절한 재벌 스스로의 이익추구수단인 동시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즉 우리사회에 끼치는 재하도급 문제를
포함한 악영향이 크다는 점을 강조한 것인데 특히 SI(전산통합), 물류, 도소매업과 함께 “건물 및 부동산관리”를 직접적으로 일감 몰아주기의
대표업종으로 거론한 점이다.
IFM(Integrated Facility Management), 즉 통합시설관리를 우리 상업용 건물 및 부동산관리에 적용시켜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해당서비스의 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놀라운 일이면서도 반가운 지적이 아닐 수 없다. 또한 부동산 시설관리에 만연해 있는
재벌 일감 몰아주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방증이 아닐 수 없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는 본업에 집중하고 장기적인 계약기간을 통해 비용절감과
서비스개선을 실현하는 IFM시장이 성숙한 단계이지만 우리사회의 고질적인 재벌 계열사 및 그룹내의 일감 몰아주기는 전세계에서 몇 안되는 특수한
상황의 상업용 시설관리의 형태를 만들어 냈다. 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는 재하도급 문제와 갑을관계에 근거한 ‘통행세”같은 문제를 만들어낸다는 지적은
이미 드러난 문제에 대한 확인에 다름아니며 글로벌Standard로 인정받는 IFM 시장도입을 가로막는 해묵은 한국 시설관리산업에 대한 신랄한 비판으로도 들린다.
일각에서는 해외사례에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같은 것을 찾아보기 힘들고 오히려 Captive Market과 같은 상호 마케팅 시너지를 활용하는 건전한 구조가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우리사회의 Captive Market에 대한 해석은 계열사간 거래로 흔히들 인식되는데 건전하다고 주장할 만한 해외사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고정고객, 즉 특정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고객을 Captive로 인식한다면 해외사례에서의 Captive는 주로 Cross Selling 이나 Up Selling의
주 타겟이 될 수 있는 시장을 말하며 다른 계열사 소유의 건물이나 부동산에 재벌 스스로 혹은 계열사가 시설관리 서비스를 제공하여 이익을 취하는 것과는 거리가 상당하다.
예를 들어 글로벌 자동차 회사 메르세데스 벤츠의 경우 자신의 차량구입고객을 위해 자동차보험을 제공하는 Captive Marketing을 하고 있는데 이는
고객의 Needs를 정확히 파악한 말 그대로의 고정고객 대상의 Cross Selling의 형태로 인식 돨 만 하다. 그러나 이러한 사례를 우리의 일감 몰아주기 행태와
같다고 본다면 크나큰 오판이다. 가장 큰 차이는 우리사회의 일감 몰아주기는 다른 계열사가 고정고객으로 인식된다는 점이고, 해외의 Captive사례는 다른 계열사의
고객을 대상으로 한 Marketing이 강조된다는 점이다.
IFM의 강점이 기업 본연의 주업무를 제외한 부수업무, 즉 부동산 시설관리 같은 업무를 서비스화하여 내부인원이 아닌 외부로부터 제공받아
기업경쟁력을 높인다는 기본 개념에서 출발한다고 볼 때, 해당업무를 다른 그룹 계열사나 같은 지배구조의 서비스제공사에게 맡긴다는 것은 해당 업무가
서비스화 되고 비용절감이나 효율 등을 높여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보기에는 상당히 무리가 있다.
이제부터 라도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개혁을 실현하여 재벌 소속의 시설관리 계열사를 포함하여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의 IFM시장에 대한 경쟁력을 키우고
나아가 우리기업의 글로벌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될 수 있도록 모두가 나서야 할 때다. 이것이 또한 외국계 IFM회사들에 재하도급으로 전락되어있는 우리
시설관리 업계의 “통행세”역시 사라질 수 있는 좋은 계가가 될 터이니 말이다.
DJ Park / Managing Director & CEO of GBF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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